
오후가 깊어가며 하늘엔 먹구름이 몰려왔고, 바늘처럼 차가운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신음 소리가 다시 들려왔습니다. 이번엔 더 짙고, 더 절박했죠. 엠마는 비상전화로 신고를 하고, 이웃 잭과 헛간 출입을 마다하지 않던 목수 레오를 불렀습니다. 그는 쇠지렛대와 손전등을 챙기며 중얼거렸죠. “오래된 헛간은 늘 비밀을 품고 있지.” 하지만 오늘은 호기심이 아니라, 누군가를 구해야 했습니다.
세 사람은 헛간을 돌며 틈새와 금이 간 판자들을 살폈습니다. 한쪽 벽에는 발톱 자국이 위로 이어지다 어느 지점에서 뚝 끊겨 있었어요. 안에서 탈출하려 한 걸까, 아니면 누가 들어오려 했던 걸까. 썩은 나무문에 달린 자물쇠만은 이상하리만큼 반짝였습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곳을 누가 굳이 잠갔던 걸까요?
레오는 쇠지렛대를 자물쇠 밑에 끼워 넣었습니다. 그 순간 헛간 천장에서 그림자가 스치듯 움직였습니다. 엠마는 놀라 개를 품에 안았죠.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마치 하늘이 그 안의 비밀을 숨기려는 듯 세차게 쏟아졌습니다. 마침내 자물쇠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문이 천천히 열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