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시간이 흘렀습니다. 네이트는 휴대폰으로 금고 여는 영상들을 보며 멈추고, 되감고, 다시 시도했죠. 누군가 알려준 대로 자석을 금고 뒷면에 문질러 “게으른 잠금장치”를 깨워보려 했습니다. 그때, 다이얼에서 가느다란 ‘딸깍’ 소리가 났습니다. 전류처럼 팔을 타고 전율이 올라왔죠. 손잡이를 잡아당겼지만 움직이지 않았고, 다시 한번 힘을 주자 금고가 마치 긴 숨을 내쉬듯 ‘푹’ 하고 열렸습니다.
문을 아주 조금 열었을 때, 오래된 종이 냄새에 은은한 라벤더 향이 섞인 공기가 새어나왔습니다. 그는 아직 안을 들여다보지 않았습니다. 대신 휴대폰을 세워 녹화를 시작했죠. 혹시 모를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천천히 셋을 세고, 문을 완전히 열었습니다. 그리고 눈앞의 광경에 숨이 멎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