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은 이웃집 개가 월터의 울타리 밑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시작됐습니다. 녀석은 마치 목적이 있는 듯, 잔디밭 한가운데를 둥글게 파헤치기 시작했죠. 발톱이 번쩍이고 흙이 튀는 사이, 땅속에서 “텅” 하고 묘하게 속이 빈 소리가 났습니다. 월터는 처음엔 수도관을 떠올렸지만, 곧 더 불길한 생각이 스쳤습니다. 개는 멈춰 서서 진흙 위에 발을 올리고는, 마치 뭔가를 알고 있다는 듯 가만히 기다렸습니다.
월터는 이웃을 불렀습니다. 여자는 목줄을 잡아당겼지만, 개는 꿈쩍도 하지 않았죠. 그때 흙 사이로 얇은 금속 조각이 비쳤습니다. 월터가 두드리자 딱딱한 금속음이 울렸습니다. 돌이 아닌, 마치 뚜껑 같은 소리였죠. 사실 이곳엔 예전에도 경찰이 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작년 가을, 손전등과 서류철을 들고 온 경찰들이 창고며 화단, 골목 구석구석을 살폈지만 아무것도 찾지 못했죠. 그런데 그날 밤, 공기가 이상하리만큼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발견한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