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 오는 일요일, 부부는 결혼식 영상을 다시 재생했습니다. 아마 백 번째였을 거예요. 그날의 서약과 웃음소리, 서로를 바라보던 눈빛을 다시 느끼고 싶었죠. 그런데 그때, 신부의 꽃다발 근처에서 번쩍이는 한 점의 빛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치 비단에 갇힌 반딧불이처럼요. 둘은 영상을 멈추고, 되감고, 느리게 재생했습니다.
프레임을 하나씩 넘기며 보던 그들은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습니다. 미아의 할머니가 조용히 뒤로 다가와 손끝으로 무언가를 묶고 있었던 겁니다. 아주 부드럽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섬세하게 리본을 묶으며, 입술로 무언가를 중얼거렸습니다. 카메라가 간신히 잡아낸 그 입모양은 축복이자, 메시지였죠. 모두가 놓쳤던 진실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